상표는 신청이 쉬운 대신, 되돌리기가 어려워요
상표 출원은 특허보다 신청 문턱이 낮아요. 특허처럼 명세서를 쓸 일도 없고, 도면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이름과 쓸 상품만 적으면 접수가 돼요. 그래서 직접 넣어보시는 분이 훨씬 많아요. 실제로 접수 자체는 어렵지 않아요.
문제는 다른 데서 생겨요.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이 이거예요. "출원은 제가 직접 넣었는데, 거절 통지가 와서요." 통지서를 열어보면 이유가 대체로 둘 중 하나예요. 이름이 상품을 그대로 설명하는 말이라 등록해줄 수 없다는 것, 아니면 이미 비슷한 상표가 있다는 것. 둘 다 접수 전에 판단해야 했던 문제예요.
상표는 한 번 출원하면 이름을 바꿀 수 없어요. 나중에 다른 이름으로 하고 싶으면 새로 출원해야 하고, 그동안 쓴 시간과 관납료는 돌아오지 않아요. 그래서 상표에서 직접 진행을 고민하실 때는 "신청서를 채울 수 있나"가 아니라 "이 이름과 이 상품 조합이 등록될 만한지 판단할 수 있나"를 기준으로 보셔야 해요.
등록될지 갈리는 지점은 두 곳이에요
심사에서 걸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초기 사업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건 두 갈래예요. 이 둘만 알아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폭이 꽤 넓어져요.
첫째는 이름 자체에 힘이 있는지예요. '맛있는김밥'처럼 상품과 그 성질을 그대로 옮긴 이름은 특정인에게 독점시키기 어려워요. 김밥을 파는 다른 가게도 써야 하는 말이니까요. 반대로 뜻이 없는 조합어나, 상품과 관련 없는 단어를 붙인 이름은 힘이 세요. 대표님이 지으신 이름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부터 보세요.
둘째는 먼저 등록된 상표와 비슷한지예요. 여기서 초보와 실무의 차이가 가장 크게 나요. 대표님은 글자가 다르면 다른 이름이라고 보시지만, 심사는 부르는 소리·보이는 모양·뜻을 각각 비교해요. 한글 이름과 발음이 같은 영문 상표가 이미 있으면 걸릴 수 있고, 뒤에 흔한 말을 하나 붙인 정도로는 다르다고 보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KIPRIS에서 검색해 0건이 나왔다고 안심하기엔 일러요. 똑같은 글자만 찾으면 0건이 나오는 게 당연해요. 발음이 비슷한 것, 뜻이 같은 것, 앞부분만 같은 것까지 넓혀서 봐야 하고, 그 판단이 직접 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에요.
이름보다 오래 남는 결정: 어떤 상품에 걸 것인가
많은 분이 이름만 정하고 오세요. 그런데 상표는 이름과 상품이 한 쌍으로 권리가 돼요. 같은 이름이라도 커피에 걸어둔 권리와 의류에 걸어둔 권리는 다른 권리예요.
실무에서 시간이 가장 많이 드는 게 이 부분이에요. 카페를 예로 들면 '커피 제공업'만 잡을지, 원두 판매까지 넣을지, 굿즈용 의류까지 볼지에 따라 결과가 갈려요. 좁게 잡으면 나중에 원두를 팔기 시작했을 때 그 부분은 보호받지 못하고, 다시 출원해야 해요. 반대로 무작정 넓히면 그중 한 상품에서 유사 상표가 걸려 전체 심사가 늦어지기도 해요.
제가 상담에서 권하는 방법은 단순해요. 지금 파는 것과 3년 안에 넓힐 것을 두 줄로 나눠 적어보시는 거예요. 이 두 줄이 있으면 어디까지 지정할지가 대체로 정해져요. 이 정리 없이 견적만 받으면 류 개수를 남이 정해주는 셈이 돼요.
직접 하셔도 되는 구간, 맡기시는 게 나은 구간
상표도 통째로 볼 필요 없어요. 구간을 나누면 판단이 쉬워져요.
직접 하셔도 부담이 적은 건 사실을 모으는 일이에요. 사업자등록증에서 명의와 주소를 확인하는 일, 로고 파일을 정리하는 일, 지금 파는 상품과 앞으로 넓힐 상품을 적는 일, 간판·메뉴판·온라인몰 화면처럼 이름을 쓰고 있는 자료를 모으는 일이요. 특히 마지막 자료는 나중에 쓸 일이 생길 수 있어서 날짜별로 모아두시면 좋아요.
맡기시는 게 나은 건 판단이 들어가는 두 곳이에요. 하나는 앞서 말한 유사 여부 검토이고, 다른 하나는 통지서를 받은 뒤의 대응이에요. 특히 두 번째에서 직접 진행의 손실이 크게 나요. 지적된 이유가 식별력인지 유사인지에 따라 대응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이걸 잘못 읽고 엉뚱한 자료를 내면 기회를 한 번 잃어요.
중간 지점도 있어요. 출원 전 유사 검토만 받아보고 접수는 직접 하시는 방식이요. 순서상 가장 앞에 두면 헛돈을 막아주고, 이름을 바꿔야 하는 상황도 접수 전에 알 수 있어요. 통지서가 온 뒤 그 대응만 맡기는 것도 가능해요.
글자로 낼지, 로고로 낼지도 정하셔야 해요
이건 직접 출원하시는 분이 가장 많이 놓치는 선택이에요. 상표는 이름만 글자로 낼 수도 있고, 로고 도안까지 함께 낼 수도 있어요. 두 방식이 지키는 범위가 달라요.
글자로 내면 어떤 서체나 색으로 쓰든 그 이름 자체를 폭넓게 잡을 수 있어요. 로고로 내면 그 도안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요. 그래서 이름을 오래 쓸 계획이라면 글자 상표를 먼저 보는 경우가 많아요. 나중에 로고를 바꿔도 이름은 그대로 지켜지니까요.
다만 이름 자체가 상품을 설명하는 말이면 글자만으로는 등록이 어려울 수 있어요. 이럴 때는 도안을 더해 특징을 만들거나, 식별력이 있는 다른 요소를 함께 넣는 방향을 검토해요. 지원사업으로 한두 건만 출원하실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 선택이 특히 중요해져요. 어느 형태로 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리니까요.
통지서를 받으면 무엇부터 보나요
직접 출원하신 분에게 통지서가 오면 대부분 "떨어졌다"고 읽으세요. 그렇지 않아요.
의견제출통지서는 심사관이 "이런 이유로 등록이 어려워 보이는데 의견이 있으면 말해달라"고 보내는 문서예요. 최종 거절결정과는 다른 단계이고, 정해진 기한 안에 의견서를 내거나 지정상품을 조정해서 다시 판단받을 수 있어요. 가장 큰 손해는 거절 그 자체가 아니라 기한을 넘겨 대응 기회를 잃는 것이에요.
통지서를 받으셨다면 첫 장에서 세 곳을 먼저 표시하세요. 문서명, 발송일, 제출기한이요. 그다음 지적된 이유와 인용된 상표를 찾으세요. 이 다섯 개만 뽑아두면 상담을 하실 때도 이야기가 훨씬 빨라져요. 첨부된 인용상표 자료는 파일명을 바꾸지 말고 함께 보관해주세요.
비용은 어디서 갈리나요
비용은 성격이 다른 두 갈래예요. 특허청에 내는 관납료와, 사람이 하는 일에 대한 대리인 비용이요. 직접 출원하면 두 번째를 줄일 수 있지만 첫 번째는 그대로 남아요.
상표 관납료에는 특허와 다른 특징이 하나 있어요. 류를 몇 개 지정하느냐에 따라 늘어난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앞에서 상품 범위를 정하는 일이 비용과 직결돼요. 관납료는 출원할 때 한 번 끝나지 않고 등록할 때 또 생기고, 등록 뒤에는 10년마다 갱신이 필요해요. 실제 금액은 제출하시는 날 특허로 수수료표에서 직접 확인하시는 게 정확해요.
대리인 비용은 관납료를 제외한 금액이고 사안에 따라 달라져요. 류를 몇 개로 할지, 유사 검토를 어디까지 볼지, 통지서 대응이 들어가는지에 따라 폭이 생겨서 케이스별로 상이해요. 견적을 비교하실 때는 총액보다 어디까지 포함인지를 물어보세요. 조사만인지, 출원까지인지, 대응이 들어가는지, 등록 뒤 관리도 포함인지에 따라 나중에 붙는 금액이 달라져요.
직접 내실 거라면, 이것만은
직접 진행을 정하셨다면 말리지 않아요. 다만 접수 버튼을 누르기 전에 아래만 확인해주세요. 나중에 고칠 수 없는 것들만 골랐어요.
- 이 이름이 상품을 그대로 설명하는 말은 아닌지 읽어봤나요?
- 발음이 비슷하거나 뜻이 같은 상표까지 넓혀서 찾아봤나요?
- 지금 파는 상품과 3년 안에 넓힐 상품을 나눠 적었나요?
- 글자로 낼지 로고까지 낼지 정했나요?
- 출원인 명의가 사업자등록증과 맞나요? 개인과 법인 중 어디로 낼지 정했나요?
- 통지서가 올 주소와 연락처가 지금 쓰는 것인가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면, 상표는 먼저 쓴 사람이 아니라 먼저 출원한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게 원칙이에요. 몇 년 동안 키운 이름을 다른 사람이 먼저 등록해버리면, 그때부터는 내가 먼저 썼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싸움이 돼요. 시간도 비용도 처음에 출원하는 것과 비교가 안 돼요. 이름을 계속 쓸 생각이라면 순서를 미루지 않는 편이 안전해요.
공식 근거: 특허로 상표 전자출원. 제도와 수수료 항목은 2026년 7월 30일에 확인했어요. 실제 관납료는 제출일 기준 특허로 수수료표에서 다시 확인해주세요.
※ 이 글은 일반적인 절차와 비용 구조 안내예요. 사건별 등록 가능성, 심사기간, 비용은 달라질 수 있어요. 제품·서비스 광고에 권리 상태를 표시할 때도 출원·등록을 구분하고 변리사 검토를 거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