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름 써도 될까요?”
브랜드 이름을 정해 오신 대표님께 제가 상담에서 가장 먼저 드리는 말이 있어요. “접수부터 하기 전에, 오늘 같이 한번 검색해볼게요.” 이름이 마음에 쏙 든 상태로 오셨는데 알고 보니 같은 분야에 똑같은 상표가 이미 등록돼 있으면, 그동안 만든 간판·명함·상세페이지가 다 헛일이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름을 확정하기 전에 직접 한 번 훑어보는 습관부터 권해드려요.
다행히 이 검색은 누구나 무료로 할 수 있어요. 특허청이 운영하는 키프리스라는 사이트에서요. 오늘은 대표님이 혼자서도 내 브랜드를 미리 검색해보는 방법을, 상담하듯 순서대로 짚어볼게요.
사업자등록을 했으면 상표도 끝난 걸까요?
검색 이야기를 하기 전에, 상담에서 자주 듣는 오해 하나를 먼저 풀고 갈게요. “사업자등록할 때 상호를 올렸으니 그 이름은 이미 제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이에요. 결론부터 말하면 상호와 상표는 다른 제도예요. 사업자등록이나 법인등기에 올린 이름(상호)은 ‘이 사업의 명칭’일 뿐이라, 남이 같은 이름을 상표로 못 쓰게 막아주는 힘까지 주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사업자등록을 마쳤어도 상표는 따로 챙겨야 해요. 오히려 내가 상호로 쓰는 이름을 남이 먼저 상표로 등록해두면, 정작 내 간판을 쓰는 데 제약이 생기기도 해요. “이미 쓰고 있는데 왜 검색까지 해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여기 있어요. 쓰고 있다는 것과 권리가 있다는 건 다른 얘기라, 지금부터라도 검색으로 상황을 확인해두는 게 안전해요.
검색 전에 두 가지만 정해둘게요
바로 검색창에 이름을 치기 전에, 두 가지를 먼저 정하면 결과가 훨씬 또렷해져요.
1. 어떤 표기로 쓸지
정확한 표기를 정해요. 한글인지 영문인지, 띄어쓰기와 대소문자는 어떻게 할지요. 실제로는 이걸 조금씩 바꿔가며 여러 번 검색해봐야 해요. 남이 이미 비슷하게 등록해뒀을 수 있으니까요.
2. 어디에 쓸지: 지정상품
상표는 “이름”만 정하는 게 아니라 “그 이름을 어떤 상품·서비스에 쓸지”까지 정해요. 같은 이름이어도 카페에 쓰는 것과 화장품에 쓰는 것은 다른 칸이에요. 그래서 내 사업이 어느 칸에 들어가는지부터 감을 잡아야 해요.
실제로 검색해볼게요
키프리스에 들어가서 상단 메뉴에서 상표를 골라요. 그다음은 좁게 시작해서 점점 넓히는 순서가 좋아요.
1단계 · 똑같은 이름부터
먼저 내가 정한 이름 그대로 검색해요. 완전히 같은 상표가 같은 분야에 이미 있으면 여기서 바로 걸러져요. 다만 결과가 0건이라고 안심하긴 일러요. 대부분 여기서 멈추시는데, 진짜 봐야 할 건 다음 단계예요.
2단계 · 비슷한 이름까지
상표는 똑같지 않아도 비슷하면 충돌할 수 있어요. 그래서 앞뒤 글자를 빼거나 바꿔서도 검색해봐요. 영문이면 한글 발음으로도, 한글이면 영문으로도 쳐봐요. 발음이 비슷하거나 뜻이 같으면 심사에서 비슷하다고 볼 수 있거든요.
3단계 · 내 분야로 좁히기
비슷한 이름이 여러 개 나왔다면, 그게 내 상품류에 있는지를 봐요. 다른 분야에만 있으면 내 사업과는 부딪히지 않을 수 있어요. 반대로 같은 분야에 비슷한 이름이 살아 있으면 신호등이 노란불이라고 보시면 돼요.
제가 상담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이거예요. 대표님이 “똑같은 건 없더라고요” 하고 오시는데, 같이 발음이 비슷한 이름으로 다시 쳐보면 같은 분야에 하나둘 걸려 나와요. 그럴 때 겁을 드리려는 게 아니라, “이건 이래서 비슷하게 볼 수 있고, 저건 분야가 달라 괜찮아 보여요” 하고 하나씩 신호등 색을 매겨드려요. 직접 검색은 그 신호등을 미리 켜보는 일이에요.
결과를 읽는 법: 상태부터 봐요
검색해서 뭔가 나왔을 때, 제목보다 먼저 봐야 할 게 권리 상태예요. 같은 이름이 떠도 지금 살아 있는 권리인지, 이미 사라진 권리인지에 따라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져요.
- 등록: 심사를 통과해 현재 살아 있는 권리예요. 내 분야에 이게 있으면 가장 조심해야 해요.
- 출원: 아직 심사 중이에요. 먼저 낸 사람이 유리해서, 심사 결과를 지켜봐야 해요.
- 거절·포기·소멸: 심사에서 떨어졌거나 권리가 끝난 상태예요. 다만 소멸했다고 무조건 바로 쓸 수 있는 건 아니라 확인이 필요해요.
여기에 유사군코드도 같이 봐요. 상품류가 큰 방이라면 유사군코드는 그 안의 작은 칸이에요. 류가 같아도 유사군이 다르면 안 부딪히기도 하고, 류가 달라도 유사군이 겹치면 부딪히기도 해요. 이게 직접 검색으로는 판단이 까다로운 지점이에요.
“비슷한 게 나왔어요”: 그럼 끝인가요?
여기서 많은 분이 낙담하시는데, 비슷한 게 나왔다고 무조건 안 되는 건 아니에요. 두 가지를 더 봐야 해요.
첫째, 정말 비슷한가예요. 글자가 몇 개 겹친다고 다 비슷한 상표는 아니에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소비자가 헷갈릴 정도인지가 기준이라, 판단이 갈리는 경우가 많아요.
둘째, 분야가 겹치는가예요. 앞서 말한 것처럼 같은 이름이어도 상품류·유사군이 다르면 공존할 수 있어요. 실제로 같은 단어를 쓰는 상표가 분야를 달리해 여러 개 등록돼 있는 경우도 흔해요.
그래서 검색 결과는 “빨간불이냐 파란불이냐”보다 “노란불이 몇 개인가”에 가까워요. 노란불이 보이면 포기가 아니라, 이름을 조금 손보거나 지정상품을 조정해서 길을 찾는 단계로 넘어가는 거예요.
직접 검색은 어디까지, 변리사는 어디부터
정리하면, 직접 검색은 큰 지뢰를 미리 밟지 않게 해주는 도구예요. 똑같은 상표가 같은 분야에 버젓이 있는데 모르고 진행하는 일은 이걸로 대부분 막을 수 있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요.
다만 최종 판단까지 검색만으로 하긴 어려워요. 상표가 비슷한지, 상품이 비슷한지는 결국 심사관과 판례의 기준으로 따지는 문제라, 같은 결과를 보고도 결론이 갈릴 수 있거든요. 특히 아래 경우는 검색 결과가 애매하게 나와요.
- 비슷한 이름이 내 분야 근처에 여러 개 걸릴 때
- 이름 자체가 흔한 단어라 식별력이 약해 보일 때
- 지정상품을 어느 류에 넣어야 할지 헷갈릴 때
이럴 때는 검색 결과를 들고 변리사와 한 번 짚어보는 게 좋아요. “이 결과, 그냥 진행해도 될지”를 같이 보는 거예요. 저희도 상담에서 대표님이 미리 검색해 오시면 훨씬 빠르게 방향을 잡아요.
검색 다음엔 이 순서로
한 번 검색해봤다면 다음은 이렇게 이어가시면 돼요.
- 똑같은 상표가 내 분야에 없으면 → 이름 후보를 2~3개로 좁혀요.
- 비슷한 게 걸리면 → 이름을 손볼지, 지정상품을 조정할지 검토해요.
- 애매하면 → 검색 결과를 들고 변리사 검토를 받아요.
한 가지 덧붙이면, 상표는 글자만이 아니에요. 로고 같은 도형도 상표가 되고, 글자와 도형을 합친 형태도 있어요. 키프리스에서는 글자 검색뿐 아니라 도형 분류로도 찾아볼 수 있어서, 로고가 핵심인 브랜드라면 이름과 로고를 함께 훑어보는 게 좋아요. 다만 도형의 유사 판단은 글자보다 더 감각적이라 직접 검색만으로는 한계가 커요. 그래서 로고 비중이 큰 브랜드일수록 검색 결과를 들고 한 번 더 확인받는 걸 권해요.
이름은 한 번 정하면 바꾸기 어려워요. 그래서 짓기 전에 검색, 이 순서 하나가 나중에 드는 비용과 마음고생을 크게 줄여줘요.
참고: KIPRIS 특허정보넷에서 상표를 무료로 검색할 수 있어요. 유사 판단·등록 가능성의 최종 확인은 변리사 검토가 필요해요.
※ 이 글은 일반적인 검색 방법 안내예요. 상표의 유사 여부·등록 가능성은 사안별로 달라지고, 검색 결과만으로 등록이 보장되지 않아요. 지정상품 분류와 출원 전략은 변리사 검토를 거쳐 결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