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지서는 거절 결정이 아니에요
통지서를 들고 오시는 분들의 첫 마디가 대체로 같아요. "떨어졌어요." 그런데 서류를 보면 의견제출통지서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이건 결론이 아니라 질문이에요.
실무에서 가장 아깝은 경우가 여기서 나와요. 지적된 이유가 충분히 반박 가능한 내용인데, "안 되는구나" 하고 기한을 넘겨버리시는 거요. 그러면 그 출원은 되살릴 수 없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요. 그동안 낸 관납료도 돌아오지 않아요.
그래서 통지서를 받으셨다면 순서가 정해져 있어요. 기한을 먼저 확인하고, 지적 이유가 어느 갈래인지 가르고, 그 갈래에 맞는 자료를 준비하는 거예요. 이 글에서 그 순서를 따라가볼게요.
통지서에서 먼저 볼 세 곳
문서가 길어도 처음에 볼 곳은 정해져 있어요. 문서명, 발송일, 제출기한이에요. 문서명으로 이게 의견제출통지서인지 거절결정인지 갈리고, 발송일과 기한으로 남은 시간이 나와요.
그다음 지적된 이유와 인용된 상표를 찾으세요. 어떤 조항을 근거로 지적했는지, 비슷하다고 든 상표가 무엇인지가 대응 방향을 정해요. 인용상표가 붙어 있으면 그 자료는 파일명을 바꾸지 말고 함께 보관해주세요.
이 다섯 개를 뽑아 한 장으로 정리해두시면 상담이 훨씬 빨라져요. 통지서 전체를 들고 오시는 것보다 이 다섯 개가 정리돼 있는 게 도움이 돼요. 반대로 이 정리 없이 "거절됐대요"만 전달되면 상황 파악부터 다시 해야 해서 시간이 한 번 더 들어요.
기한을 확인하실 때 하나 더 봐두면 좋은 게 있어요.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지요. 자료를 모으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경우 정해진 절차로 기간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이것도 기한 안에 신청해야 해요. 넘긴 뒤에는 쓸 수 없는 카드예요. 그래서 통지서를 받으면 대응 내용을 고민하기 전에 일정부터 잡으시는 게 순서예요.
이유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요
초기 사업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지적은 대체로 둘 중 하나예요. 이 구분이 대응의 출발점이에요.
하나는 이름 자체에 힘이 없다는 지적이에요. 상품이나 그 성질을 그대로 옮긴 말, 흔한 성씨, 산지 이름처럼 누구나 써야 하는 표현은 특정인에게 독점시키기 어려워요. 다른 하나는 이미 비슷한 상표가 있다는 지적이에요. 먼저 등록되거나 출원된 상표와 혼동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죠.
두 갈래는 준비할 자료가 완전히 달라요. 앞엣것은 우리 이름이 왜 식별력이 있는지를 설명해야 하고, 뒤엣것은 왜 그 상표와 다른지를 설명해야 해요. 그래서 통지서를 받고 바로 자료를 모으기보다, 어느 갈래인지 먼저 가르는 게 순서예요. 갈래를 잘못 잡고 엉뚱한 자료를 내면 기회를 한 번 쓰고 맙니다.
두 갈래가 동시에 지적되는 경우도 있어요. 이름에 힘이 약한데 비슷한 상표까지 있는 상황이요. 이때는 하나만 해소해도 등록이 안 되니, 지적된 항목을 목록으로 만들어 각각 대응 방향을 적어두셔야 해요. 하나를 반박하는 논리가 다른 하나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어서, 두 답변이 서로 어긋나지 않는지 함께 보는 게 중요해요.
식별력 지적을 받았다면
이 경우 대응은 두 방향이에요.
첫째는 이름 안에 식별력이 있는 부분을 드러내는 방향이에요. 전체가 설명적인 말이라도 조합 방식이나 특정 부분이 독자적이라면 그 지점을 설명해요. 심사관이 이름을 통째로 보고 판단했을 수 있으니, 어느 부분이 우리만의 것인지 짚어주는 거예요.
둘째는 실제로 써온 자료를 내는 방향이에요. 오래 쓰면서 소비자가 우리 것으로 알아보게 된 경우에는 달리 볼 여지가 있어요. 이때 필요한 게 사용 자료예요. 간판 사진, 메뉴판, 온라인몰 화면, 광고, 매출 자료, 언론 보도 같은 것들이고 날짜가 보이는 형태여야 힘이 있어요. 이런 자료는 통지서를 받고 급히 모으기 어려워서, 평소에 날짜별로 쌓아두시는 편이 좋아요.
두 방향이 다 어려우면 도안을 더하거나 식별력 있는 요소를 넣어 다시 출원하는 쪽을 검토해요. 이 경우 현재 출원은 살리지 못하지만, 같은 이유로 또 걸리는 일은 막을 수 있어요.
사용 자료를 정리하실 때 실무 팁이 하나 있어요. 양보다 기간과 연속성이 중요해요. 이번 달 자료 스무 장보다, 3년 전부터 해마다 남아 있는 자료 다섯 장이 힘이 있어요. 그리고 그 자료에 상표가 지금 출원한 형태 그대로 나와야 해요. 간판에는 로고로 쓰고 출원은 글자로 했다면 연결이 약해지니, 어느 형태로 써왔는지도 함께 보셔야 해요.
유사 지적을 받았다면
이쪽이 판단이 더 갈리는 영역이에요. 심사는 부르는 소리·보이는 모양·뜻을 각각 비교하고, 상품이 서로 얼마나 가까운지도 함께 봐요. 그래서 대응도 두 축으로 나뉘어요.
첫 축은 표장이 다르다는 설명이에요. 인용된 상표와 우리 이름을 소리·모양·뜻으로 나눠 비교하고, 소비자가 실제로 혼동하지 않을 이유를 드러내요. 앞부분이 같아도 전체 인상이 다르거나, 뜻이 전혀 달라 함께 떠올리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요.
두 번째 축은 상품이 다르다는 설명이에요. 이름이 비슷해도 파는 것이 충분히 다르면 혼동 우려가 낮아져요. 여기서 실무적으로 쓰는 방법이 지정상품을 조정하는 거예요. 인용상표와 겹치는 상품을 덜어내면 그 부분의 지적이 해소될 수 있어요.
다만 이 선택에는 계산이 필요해요. 지정상품을 줄이면 등록은 가까워지지만 지켜지는 범위도 함께 줄어요. 지금 파는 상품이 남은 범위에 들어오는지, 3년 안에 넓힐 상품이 잘려나가지 않는지 확인한 뒤 제출하세요. 등록증은 받았는데 정작 주력 상품이 빠져 있는 경우를 실무에서 봐요.
기한을 놓쳤거나 결정을 받았다면
기한이 지났다고 모든 문이 닫히는 건 아니에요. 절차에 따라 이어서 다툴 수 있는 경로가 있어요. 다만 경로마다 기간과 요건이 정해져 있고 관납료가 따로 생겨요. 그래서 지금 어느 단계인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게 먼저예요. 서류의 문서명과 날짜가 그 판단의 근거가 돼요.
일부 상품만 문제가 된 경우에는 문제없는 부분만 먼저 등록으로 가는 흐름도 있어요. 전부 안 되는 것과 일부만 안 되는 것은 다르니, 통지서에서 지적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함께 보세요.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겨요. 지적이 있으면 출원 전체가 막힌 것으로 읽으시는 경우요.
결정을 받으신 경우라면 대응 기한이 더 짧을 수 있어요. 이 단계에서는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서류를 들고 확인받으시는 편이 안전해요. 남은 기간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대응 방향을 정하실 때 순서를 하나 권해요. 표장이 다르다는 주장을 먼저 검토하고, 그게 어렵다고 판단될 때 지정상품 조정으로 가는 거예요. 반대로 하면 범위를 먼저 줄여놓고 나서야 "굳이 줄일 필요가 없었네"가 되는 경우가 생겨요. 줄인 범위는 그 출원 안에서 다시 넓힐 수 없으니, 순서를 지키시는 게 손해를 줄여요.
비용은 어떻게 생기나요
대응 단계 비용도 두 갈래예요. 특허청에 내는 관납료와 사람이 하는 일에 대한 대리인 비용이요. 의견서를 내는 것 자체에는 별도 관납료가 없는 경우가 있지만, 기간을 연장하거나 다시 판단을 요청하거나 심판으로 가는 절차에는 관납료가 생겨요. 어느 경로로 가는지에 따라 달라지니 신청 시점에 특허로 수수료표에서 확인하시는 게 정확해요.
대리인 비용은 관납료를 제외한 금액이고 사안에 따라 달라져요. 지적 이유가 하나인지 여럿인지, 인용상표가 몇 건인지, 사용 자료를 정리해야 하는지에 따라 폭이 생겨서 케이스별로 상이해요. 견적을 받으실 때는 어느 단계까지 포함인지를 물어보세요. 의견서까지인지, 이후 절차가 들어가는지에 따라 나중에 붙는 금액이 달라져요.
대응 전에 정리할 것
통지서를 받고 준비하실 것을 순서대로 적어볼게요.
- 문서명·발송일·제출기한을 표시했나요? 기한이 모든 선택의 전제예요.
- 지적 이유가 식별력인지 유사인지 갈랐나요?
- 인용된 상표와 그 지정상품을 확인했나요?
- 지적 범위가 전부인지 일부 상품인지 봤나요?
- 식별력 지적이면 : 날짜가 보이는 사용 자료를 모았나요?
- 지정상품을 줄일 생각이라면 : 지금 주력 상품이 남는지 확인했나요?
여섯 개 중 기한을 뺀 나머지는 하루 안에 정리할 수 있어요. 기한만 넉넉하다면 서둘러 제출하기보다 이 정리를 먼저 하시는 편이 결과가 좋아요. 한 번의 대응 기회를 어디에 쓸지가 여기서 정해지니까요.
공식 근거: 지식재산처 상표 부분거절·재심사 안내. 제도와 수수료 항목은 2026년 7월 30일에 확인했어요.
※ 이 글은 일반적인 절차 안내예요. 사건별 대응 가능성과 비용은 달라질 수 있어요. 지정상품 조정과 의견서 방향은 담당 변리사 검토 뒤 결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