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우리 가게 조리법도 특허가 될까요?

3초 요약
  • 조리 ‘방법’도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어요. 다만 심사에서 보는 건 맛이 아니라 만드는 과정의 차이예요.
  • 재료를 바꾸거나 순서를 조금 바꾼 정도로는 어렵고, 조건과 단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 특허는 일정 기간 뒤 내용이 공개돼요. 공개할지, 비밀로 지킬지부터 정하는 게 순서예요.

“기계를 만든 것도 아니고 새 소재를 개발한 것도 아닌데, 음식점에 무슨 특허가 있겠어요?” 음식점이나 식품 사업을 하시는 대표님들이 흔히 하시는 말씀이에요. 매일 해 오던 조리 과정이라 특별한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는 거죠. 그런데 그 과정 안에 다른 가게와 구체적으로 다른 방법이 있다면, 특허를 검토해 볼 여지가 생겨요. 오래 운영한 가게일수록 이런 방법이 쌓여 있는데, 너무 익숙해서 본인만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요.

이 글에서는 조리 방법이 어떻게 특허의 대상이 되는지, 심사에서 무엇을 보는지, 실제로 조리 노하우를 정리해 자금 조달 검토에 활용한 사례, 그리고 특허와 비밀 유지 중 무엇을 고를지를 차례로 짚어볼게요.

조리 방법도 ‘방법 발명’이 될 수 있어요

특허법은 발명을 물건의 발명과 방법의 발명 등으로 나눠 봐요(특허법 제2조). 음식을 만드는 과정, 재료를 숙성시키는 과정, 소스를 제조하는 과정은 ‘방법’에 해당할 수 있어요. 그래서 완성된 요리 자체가 아니라 그 요리를 만드는 방법이 특허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방법만 있는 건 아니에요. 소스나 반찬처럼 완성된 식품의 재료 구성과 비율이 기존과 다르고 그 차이로 효과가 달라진다면, 방법이 아니라 물건(조성물)으로 검토할 수도 있어요. 조리 기구나 설비를 직접 개조해 쓰고 있다면 그 부분도 물건 발명의 후보가 돼요. 어느 쪽으로 권리를 잡느냐에 따라 나중에 막을 수 있는 범위가 달라져서, 처음에 방향을 잘 정하는 게 중요해요.

방법 발명 물건 자체가 아니라 무언가를 만들거나 처리하는 순서와 조건에 대한 발명이에요. 식품에서는 제조 방법, 숙성 방법, 가공 방법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어요.

다만 방법이면 무엇이든 되는 건 아니에요. 특허는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라야 하고(신규성), 그 분야 사람이 쉽게 떠올릴 수 없는 수준이어야 해요(진보성)(특허법 제29조).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조리법 특허의 핵심이에요. 여기에 더해 실제로 반복해서 쓸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해서, 그날그날 감으로 달라지는 과정보다는 누가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도록 정리된 과정이 유리해요.

심사에서 보는 건 맛이 아니라 공정의 차이예요

“우리 소스가 더 맛있어요”는 특허의 근거가 되기 어려워요. 맛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고, 무엇이 그 맛을 만드는지 설명하지 않으면 기술로 볼 수 없기 때문이에요. 재료 하나를 다른 재료로 바꾸거나 조리 순서를 조금 바꾼 정도로는 진보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반대로 이런 부분은 검토해 볼 만해요.

  • 온도, 시간, 습도처럼 조건을 특정한 단계가 있는 경우
  • 여러 단계를 특정한 순서로 묶었을 때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
  • 보존 기간, 식감, 수율처럼 효과를 비교해 보여줄 수 있는 경우

예를 들어 “고기를 저온에서 숙성한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해요. 몇 도에서 며칠 동안, 어떤 습도와 순서로, 그 과정에서 무엇을 함께 쓰는지, 그렇게 했을 때 기존 방식과 비교해 무엇이 달라지는지가 함께 있어야 해요. 이 정도로 정리해 두면 심사에서 기존 자료와 비교할 때도 우리 방법의 특징이 분명하게 드러나요.

핵심은 “왜 이 방법을 쓰는지”를 말로 설명할 수 있느냐예요. 오랜 시행착오 끝에 정착한 방식이라면, 그 시행착오 과정 자체가 기존 방법과의 차이를 설명하는 재료가 되기도 해요. 심사에서 비슷한 선행 자료가 나와 거절 이유를 받는 경우도 흔한데, 조건과 효과를 구체적으로 적어 둔 명세서가 있으면 무엇이 다른지 다시 설명하며 권리 범위를 조정할 여지가 생겨요.

조리 노하우를 정리해 자금 조달 검토에 활용한 사례

블루핀이 함께한 음식점 사례가 있어요. 대표님은 사업 자금이 급했지만 알아본 대출로는 마련이 어려웠고, 2025년 7월 신용보증기금 상담에서 사업과 관련된 특허 등 기술성을 설명할 자료가 있으면 검토 여지가 있다는 안내를 받았어요.

상담에서 가게에서 실제로 해 오던 일을 하나씩 살펴보니, 자체적인 고기 숙성 방법과 소스 제조 노하우가 검토 대상으로 떠올랐어요. 막연히 맛이 좋다는 설명에서 벗어나 어떤 방법으로 만드는지 기술적으로 정리했고, 2025년 9월 특허를 출원했어요. 출원한 기술은 신용보증기금 검토 과정에서 사업의 기술성을 설명하는 자료로 활용됐고, 이후 보증을 통해 3억 원의 자금 조달로 이어졌어요(사례 자세히 보기).

이 사례가 보여주는 건 순서예요. 자금이 필요하다는 목표가 먼저 있었고, 그 목표에 맞춰 외부에 설명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 정리한 뒤 출원으로 이어졌어요. 특허를 먼저 만들어 두고 쓸 곳을 찾는 것과는 방향이 반대예요. 오래 해 온 숙성이나 소스 방식은 주방에서만 통하는 말로 남아 있기 쉬운데, 그 설명을 조건과 단계로 옮기는 작업이 먼저였던 셈이에요.

여기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점이 있어요. 특허 출원만으로 자금이 결정된 건 아니에요. 보증과 대출은 개별 요건과 심사에 따라 사안별로 달라요. 다만 설명하기 어려웠던 노하우를 외부에 보여줄 수 있는 자료로 바꿨다는 점이 이 사례의 의미예요. 특허를 자금 조달에 활용하는 방법은 특허가 자금 조달에 도움이 되나요?에 정리해 두었어요.

특허로 공개할지, 비밀로 지킬지 먼저 정해요

조리법 특허에서 꼭 짚고 가야 할 부분이 있어요. 특허를 출원하면 출원일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 그 내용이 공개돼요(특허법 제64조). 권리를 받는 대가로 방법을 세상에 알리는 셈이에요. 등록된 특허는 권리 범위 안에서 다른 사람이 그 방법을 쓰지 못하게 막을 수 있으니, 공개가 곧 손해라는 뜻은 아니에요. 문제는 등록이 되지 않았을 때예요. 방법은 공개됐는데 권리를 받지 못하면 비밀도 권리도 남지 않을 수 있어서, 출원 전에 등록 가능성을 먼저 검토하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레시피 자체가 경쟁력이고, 손님이 먹어 보거나 제품을 분석해도 알아내기 어려운 방법이라면 비밀로 관리하는 쪽이 나을 수도 있어요. 공공연히 알려지지 않고 비밀로 관리되는 정보는 영업비밀로 보호받을 수 있거든요(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반대로 제품이나 공정이 밖으로 드러나기 쉽거나, 자금 조달·가맹 사업처럼 기술을 외부에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특허가 더 맞을 수 있어요.

저는 이 선택을 “무엇을 지키고 싶은가”보다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가”에서 시작하는 편이 쉽다고 봐요. 보여줘야 할 부분은 특허로, 끝까지 감출 부분은 비밀로 나누는 방식도 가능해요.

영업비밀로 지키기로 했다면 실제로 비밀로 관리해야 해요. 레시피를 아는 직원의 범위를 정하고, 문서에 비밀 표시를 하고, 직원과 비밀유지 약속을 남겨 두는 식이에요. 관리가 느슨하면 나중에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기 어려워져요. 언제부터 그 비밀을 갖고 있었는지 남겨 두고 싶다면 영업비밀 원본증명 같은 제도도 있어요(원본증명과 특허의 차이).

가게 이름과 메뉴 이름은 상표로 챙겨요

조리법과 별개로, 손님이 기억하는 건 결국 가게 이름과 대표 메뉴 이름이에요. 가맹이나 제품 판매로 사업을 넓힐 계획이 있다면 이름을 먼저 지켜 두는 게 좋아요. 가게 이름을 상호로 등기했다고 해서 상표로 보호되는 건 아니라는 점도 알아 두세요. 같은 이름이 이미 등록돼 있지 않은지는 키프리스로 내 브랜드, 출원 전에 먼저 검색해보기에서 확인하는 방법을 볼 수 있어요.

가맹 사업을 생각한다면 한 가지를 더 챙겨야 해요. 가맹점이 같은 조리법과 같은 이름을 쓰게 되는 만큼, 무엇을 특허나 상표로 등록하고 무엇을 계약으로 묶어 비밀로 지킬지 미리 나눠 두는 게 좋아요.

상담 전에 정리해 두면 좋은 것

  • 기존에 흔히 쓰는 방식과 우리 방식이 다른 단계
  • 그 단계의 조건(온도, 시간, 비율 등)과 그렇게 정한 이유
  • 그 방식으로 달라진 결과(보존 기간, 식감, 불량률 등)
  • 언제부터 이 방식을 써 왔는지, 방송·SNS·메뉴 설명 등으로 공개한 적이 있는지
  • 함께 개발한 사람이 있다면 각자 무엇을 했는지

특히 조리 과정을 방송이나 SNS에 자세히 소개한 적이 있다면 날짜를 꼭 적어 주세요. 공개 이력은 신규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출원 방향을 정할 때 가장 먼저 필요한 정보예요.

자료가 완벽할 필요는 없어요. 주방에서 쓰는 메모나 사진, 직원 교육용 레시피 카드도 출발점이 될 수 있어요. 다만 이런 자료를 외부에 보내기 전에는 누구에게 어디까지 보여줄지 먼저 정하세요. 자료가 많을수록 좋다기보다, 차이가 나는 단계에 집중해 정리하는 편이 상담이 빨라요.

공식 근거: 본문에 링크한 국가법령정보센터 조문과 블루핀 성공사례(고객 공개 동의 범위 내). 2026년 9월 26일에 확인했어요.

※ 이 글은 일반 안내예요. 특허 가능 여부와 자금 조달 결과는 사안별로 달라지고, 특허 등록이나 보증·대출을 보장하지 않아요. 출원 여부는 변리사 검토 뒤 결정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흔한 요리도 특허가 될 수 있나요?+

요리 자체가 흔해도, 만드는 과정에서 기존과 구체적으로 다른 단계와 조건이 있다면 검토해 볼 수 있어요. 가능성은 공정의 차이를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어요.

방송이나 SNS에 조리 과정을 이미 보여줬는데요?+

공개 이력은 신규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공지예외라는 구제 제도가 있지만 기간과 요건이 있으니, 공개한 날짜와 내용을 정리해 빨리 변리사와 확인하세요.

특허를 내면 레시피가 다 공개되나요?+

출원한 내용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공개돼요. 끝까지 비밀로 지키고 싶은 방법이라면 특허 대신 영업비밀로 관리하는 선택지도 함께 검토하세요.

특허가 있으면 기술보증기금 보증을 받을 수 있나요?+

특허는 기술성을 설명하는 자료 중 하나예요. 보증 여부와 금액은 개별 요건과 심사에 따라 달라서, 특허만으로 결과가 정해지지는 않아요.

출원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특허청에 내는 관납료는 법으로 정해져 있고, 소상공인 등은 감면 대상일 수 있어요. 전체 비용은 사안에 따라 달라요.

지금 상황이 이렇다면, 한 번 확인해보세요.

오래 써 온 조리 방식이 있다면, 기존과 다른 단계와 조건부터 적어 보세요.
레시피가 경쟁력의 전부라면, 특허와 비밀 유지 중 무엇이 맞는지 먼저 정하세요.
자금 조달을 준비 중이라면, 노하우를 외부에 설명할 수 있는 자료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내 경우엔 어떤지 확인하기 →

AI가 상황을 정리해 담당 변리사에게 연결해 드려요. 특허 가능 여부는 변리사가 정확히 봐드립니다. 구체적인 기술 내용은 담당 변리사와 상담할 때 확인해요.

이준현 대표 변리사
이 글을 쓴 변리사
이준현 대표 변리사
특허 · 상표 · 정부지원사업

스타트업이 특허사무소 문턱에서 머뭇거리는 시간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어려운 절차 용어 대신 대표님 사업의 언어로 설명하고, "지금 단계에서 무엇부터"를 함께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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