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이디어를 보호해 준다는데, 그럼 특허는 안 내도 되는 거죠?” 모두의 창업 선정자 지원 소식을 보면 이런 질문이 드는 게 자연스러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부가 지원한 보호 장치와 특허는 하는 일이 달라요. 하나는 “내가 언제부터 갖고 있었는지”를 증명하고, 다른 하나는 “남이 쓰지 못하게” 막아요.
이 글에서는 2기가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정부 지원이 무엇을 해 주는지, 특허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선정 결과에 따라 무엇부터 챙기면 되는지를 순서대로 짚어볼게요.
모두의 창업 2기, 10월에 1만 명이 가려져요
2차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는 9만 2,838명이 신청했어요. 1차(6만 2,944명)보다 47.5% 늘었고, 선발 인원이 1만 명이라 경쟁률은 약 9.3 대 1이에요. 최종 선발은 10월 중으로 예정돼 있어요(머니투데이, 2026. 9. 20.). 같은 기사에 따르면 신청자 가운데 10·20대가 51.8%로 절반을 넘었어요. 처음 창업에 도전하는 분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고, 특허 같은 지식재산 절차도 이번에 처음 접하는 분이 많을 거라고 봐요.
선발 인원은 일반·기술 트랙 8,000명, 로컬 트랙 2,000명으로 나뉘어요(뉴스후플러스 보도). 모집공고(중기부 공고 제2026-511호)를 보면 1라운드에서는 창업활동자금 200만 원, AI 솔루션(총 100만 원), 책임 멘토링을 받고, 일반·기술 트랙은 2라운드에서 시제품(MVP) 제작비를 최대 2,000만 원 안에서 차등 지원받아요(통합 모집공고 2차). 실제 지원액은 트랙과 평가 결과에 따라 사안별로 달라지니, 공고 원문을 함께 확인하세요.
이 구조에서 눈여겨볼 점은 라운드마다 아이디어를 설명할 일이 생긴다는 거예요. 멘토에게, 심사위원에게, 그리고 뒤로 갈수록 더 많은 사람 앞에서요. 그래서 보호 이야기가 빠질 수 없어요.
정부가 지원한 아이디어 보호는 ‘입증’을 돕는 장치예요
1차 때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난 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식재산처와 함께 선정자 5,000명 전원이 낸 도전 신청서에 대해 영업비밀 원본증명 등록을 지원하기로 했어요. 사업자등록을 한 선정자에게는 1년간 기술임치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지식재산·특허 전문 변호사 약 200명의 일대일 상담도 붙였어요(파이낸셜뉴스, 2026. 6. 22.).
둘 다 좋은 장치예요. 누가 내 아이디어를 가져가 “원래 내 것”이라고 주장할 때, 내가 먼저 갖고 있었다는 근거가 되거든요. 다만 이 지원은 1차 선정자를 대상으로 발표된 거라, 2기 선정자에게도 같은 지원이 이어지는지는 선정 안내에서 확인하셔야 해요.
한 가지 더 알아 두실 점이 있어요. 원본증명은 영업비밀을 위한 제도예요. 법이 말하는 영업비밀은 공공연히 알려지지 않았고 비밀로 관리되는 정보여야 해요(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그래서 원본증명을 받아 둔 아이디어라도 SNS나 발표로 내용을 자세히 알리면, 그 부분은 더 이상 비밀로 보호받기 어려워질 수 있어요. 원본증명을 받았다고 안심하고 공개하면 영업비밀로서의 보호도, 특허를 받을 기회도 함께 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에요.
독점권은 특허 출원으로만 생겨요
원본증명과 기술임치가 답하는 질문은 “언제부터 갖고 있었나”예요. 그런데 사업에서 더 자주 부딪히는 질문은 “남이 비슷하게 만들어 팔면 막을 수 있나”예요. 여기에 답하는 게 특허예요. 특허권자는 그 발명을 업으로 실시할 권리를 독점해요(특허법 제94조).
중요한 원칙이 하나 더 있어요. 같은 발명이 여러 건 출원되면 먼저 출원한 사람만 특허를 받을 수 있어요(특허법 제36조). 누가 먼저 생각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먼저 출원했는지가 기준이에요. 원본증명으로 “내가 먼저 갖고 있었다”를 보여줄 수는 있어도, 다른 사람이 따로 같은 기술을 개발해 먼저 출원하는 상황까지 막아 주지는 못해요.
예를 들어 반려동물 자동 급식기 아이디어로 선정됐다고 해 볼게요. 원본증명은 “이 설계를 6월에 갖고 있었다”는 근거가 돼요. 그런데 다른 회사가 비슷한 급식기를 독자적으로 만들어 먼저 출원하면, 그 회사가 특허를 받을 수 있어요. 내가 먼저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계속 쓸 수 있는 예외가 인정될 여지는 있지만(특허법 제103조), 요건이 까다롭고 남을 막는 권리는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두 장치를 대체재가 아니라 역할이 다른 보완재로 봐요. 원본증명은 지금 가진 자료의 시점을 고정하는 일이고, 특허는 그 가운데 사업의 핵심이 될 부분을 권리로 만드는 일이에요. 신청서에 적은 아이디어를 전부 출원할 필요는 없어요. 경쟁자가 따라 하기 쉬운 핵심 구조가 무엇인지부터 골라내는 게 먼저예요.
출원할 것과 비밀로 둘 것을 나눠요
특허는 기술을 세상에 공개하는 대가로 일정 기간 독점권을 받는 제도예요. 출원한 내용은 출원일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공개돼요(특허법 제64조). 그래서 모든 기술을 특허로 가져가는 게 늘 정답은 아니에요. 실무에서는 아이디어를 두 갈래로 나눠 보자고 말씀드려요.
- 제품을 보면 드러나는 것: 구조, 작동 방식, 사용 방법처럼 경쟁자가 제품을 사서 뜯어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은 비밀로 지키기 어려워요. 이런 부분이 특허를 먼저 검토할 자리예요.
-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 배합 비율, 내부 공정, 학습 데이터 구성처럼 밖에서 알아내기 어려운 노하우는 비밀로 관리하면서 원본증명으로 보유 시점을 남겨 두는 방법도 있어요.
어느 쪽으로 갈지는 기술의 성격과 사업 계획에 따라 달라서 한 가지 답으로 정하기는 어려워요. 다만 이 구분을 먼저 해 두면 상담에서 “무엇을 출원할지”를 훨씬 빨리 좁힐 수 있어요. 신청서를 다시 펼쳐 놓고 문장마다 “이건 제품만 봐도 알 수 있나?”를 표시해 보세요.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공개하는 자리가 늘어나요
특허는 세상에 알려지기 전에 출원해야 유리해요. 내가 직접 알린 것도 공개가 될 수 있어요. 모두의 창업 과정에서 특히 조심할 장면은 이런 것들이에요.
- 선정 소식과 함께 SNS에 아이디어의 원리나 구조를 소개할 때
- 여러 사람이 듣는 발표·데모데이·오디션 무대에 설 때
- 시제품을 만들어 크라우드펀딩이나 상세페이지를 열 때
선정 발표 직후가 특히 조심할 때예요. 축하 게시물을 올리면서 아이디어 소개를 곁들이기 쉬운데, 원리나 구조까지 적으면 그 글이 공개 자료가 될 수 있어요. 소식만 먼저 알리고, 핵심 내용은 출원 검토 뒤로 미뤄 두세요.
이미 공개했다면 공지예외라는 구제 제도가 있지만, 기간과 요건이 정해져 있고 해외에서는 인정되지 않을 수 있어요. 자세한 기준은 출원 전에 SNS·전시회에 공개해도 괜찮을까요?에 정리해 두었어요.
실무에서는 “공개 일정이 잡히는 순간이 출원을 준비할 순간”이라고 말씀드려요. 2라운드 발표 날짜나 펀딩 오픈일이 보이면 그 앞에 출원을 끼워 넣는 거예요. 시제품이 완성되지 않았어도 핵심 원리와 구현 방법을 설명할 수 있으면 출원을 검토할 수 있어요.
선정됐다면, 탈락했다면 지금 할 일이 달라요
선정됐다면 먼저 앞으로의 공개 일정을 적어보세요. 멘토링 자료, 발표, SNS 홍보 계획을 날짜순으로 놓고, 그 앞에 출원 검토를 둘 수 있는지 보는 거예요. 브랜드 이름을 정해 홍보를 시작할 거라면 같은 이름이 이미 등록돼 있는지도 확인해 두세요. 키프리스로 내 브랜드를 먼저 검색하는 방법을 참고하시면 돼요.
멘토링을 시작하기 전에는 비밀유지 약속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확인해 두세요. 함께 아이디어를 만든 공동 창업자나 팀원이 있다면 각자 어떤 부분을 기여했는지도 적어 두면 좋아요. 출원할 때 발명자를 정하는 근거가 돼요.
탈락했다면 아이디어를 접기 전에 다른 창구를 보세요. 예비창업자의 첫 권리화를 돕는 IP 디딤돌처럼 지식재산에 초점을 둔 지원사업이 따로 있고, 업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사업은 창업기업 특허 지원사업 고르기에 모아 두었어요. 탈락은 아이디어에 가치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이번 선발에 들지 못했다는 뜻이에요.
어느 쪽이든 공통으로 할 일은 공개 이력 정리예요. 신청서 말고도 SNS·발표·대회로 아이디어를 알린 적이 있다면 날짜와 자료를 모아 두세요. 출원 순서를 짤 때 가장 먼저 필요한 정보예요.
공식 근거: 본문에 링크한 모두의 창업 통합 모집공고 2차(중기부 공고 제2026-511호), 보도 기사, 국가법령정보센터 조문. 2026년 9월 24일에 확인했어요.
※ 이 글은 지원사업과 제도에 대한 일반 안내예요. 선정·지원 내용은 주관기관 공고가 우선하고, 특허 등록을 보장하지 않아요. 출원 여부와 범위는 변리사 검토 뒤 결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