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아이디어를 냈는데, 특허는 대표인 제 이름으로만 내도 되나요?” 동업자와 함께 모두의 창업에 도전한 분들이 선정 전후로 떠올리기 쉬운 질문이에요. 2차 모집공고는 공동대표나 각자대표로 구성된 기업이라면 대표자 전원이 신청 자격을 갖추도록 하고 있어요(통합 모집공고 2차). 그만큼 여럿이 함께 시작하는 팀이 많은데, 사업은 함께 시작했어도 권리를 누구 이름으로 둘지는 정하지 않은 채 달리는 경우가 많아요. 2차 신청자의 절반 이상이 10·20대였을 만큼 처음 창업하는 분이 많아서(머니투데이, 2026. 9. 20.), 이런 정리가 더 낯설 수 있어요.
이 글에서는 특허 명의가 어떻게 정해지는지, 함께 발명했을 때 어떤 제한이 생기는지, 대표 한 사람 이름이 왜 늘 답이 아닌지, 동업 관계가 바뀌면 무엇이 흔들리는지를 차례로 짚어볼게요.
특허를 받을 권리는 발명한 사람에게 생겨요
특허법은 발명을 한 사람 또는 그 권리를 넘겨받은 사람이 특허를 받을 수 있다고 정하고, 두 사람 이상이 함께 발명했다면 그 권리를 공유한다고 봐요(특허법 제33조). 회사 대표인지, 지분을 얼마나 가졌는지가 아니라 누가 발명에 기여했는지가 출발점이에요.
여기서 말하는 기여는 “아이디어를 같이 이야기했다” 정도가 아니라, 문제를 푸는 구체적인 구조나 방법을 만드는 데 실질적으로 참여했는지를 봐요. 자금을 댔거나 영업을 맡았다는 것만으로는 발명자가 되기 어려워요. 반대로 설계를 함께 잡은 동업자를 빼고 내면 나중에 다툼의 불씨가 돼요. 대표 한 사람이 모든 걸 발명한 팀도 있지만, 여럿이 밤새 설계를 함께 고친 팀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기여를 판단할 때 실제로 보는 것
동업자 사이에서 가장 자주 헷갈리는 게 “어디까지가 기여인가”예요. 초기 팀은 역할이 섞여 있어서, 누가 발명자인지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실무에서 살펴보는 장면을 몇 가지로 나눠 보면 이래요.
- 목표만 제시한 경우: “가볍고 오래 가는 제품을 만들자”처럼 방향만 정했다면, 그것만으로 발명자가 되기는 어려워요.
- 구체적인 구조를 제안한 경우: 어떤 부품을 어떻게 배치하고 연결할지 제안해 그게 발명의 핵심이 됐다면 발명자로 볼 여지가 커요.
- 시제품 제작만 맡은 경우: 정해진 설계대로 만들기만 했다면 발명자가 아닐 수 있어요. 다만 만들면서 구조를 바꾸는 개선을 제안했다면 달라질 수 있어요.
- 단계별로 나눠 기여한 경우: 한 사람은 원리를, 다른 사람은 구현 방법을 만들었다면 둘 다 발명자가 될 수 있어요.
결국 “그 사람이 없었어도 이 해결 방법이 나왔을까”를 떠올려 보면 판단이 쉬워져요. 애매한 부분은 혼자 정하지 말고 기록을 모아 변리사와 함께 검토하는 편이 안전해요. 기록이 있으면 판단도 빨라지니, 아래에서 말할 기여 기록과 함께 보시면 좋아요.
함께 가진 권리는 함께 출원해야 해요
특허를 받을 권리가 공유라면 공유자 모두가 함께 출원해야 해요(특허법 제44조). 동업자 한 사람만 자기 이름으로 내면 이 규정을 어긴 출원이 되고, 등록이 되더라도 나중에 무효 사유로 다퉈질 수 있어요(특허법 제133조).
공유는 출원 뒤에도 제약을 남겨요.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 모두의 동의 없이는 자기 지분을 넘길 수 없고(특허법 제37조), 등록된 뒤에도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 다른 회사에 실시권을 줄 수 없어요(특허법 제99조). 이런 순간마다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해져요.
- 투자 유치 과정에서 권리를 회사로 모으려 할 때
- 다른 기업에 기술을 라이선스하려 할 때
- 동업자 한 명이 떠나며 자기 지분을 정리하려 할 때
관계가 좋을 때는 문제가 안 되지만, 틀어진 뒤에는 한 사람의 반대로 권리를 활용하는 일이 멈출 수 있어요. 투자 계약이나 라이선스처럼 기한이 정해진 협상에서는 동의를 받는 데 걸리는 시간 자체가 부담이 되기도 해요.
출원한 뒤에 출원인을 바꾸거나 더하려면 권리를 넘기는 절차를 거쳐야 하고, 공유자라면 동의도 받아야 해요. 특히 선정 뒤 라운드가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팀 구성이 바뀌기 쉬운데, 출원할 때 함께 있던 동업자가 나중에 떠나도 공유로 남은 권리는 자동으로 정리되지 않아요. 출원 시점의 명의가 이후 몇 년 동안의 의사결정 구조를 정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대표 한 사람 이름이 늘 답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모든 동업자를 출원인으로 올리는 게 정답도 아니에요. 법인을 세웠거나 세울 계획이라면, 발명자들이 특허를 받을 권리를 회사로 넘기고 회사 이름으로 출원하는 구조를 많이 써요. 권리가 회사 한 곳에 모이면 투자나 라이선스 협상에서 설명하기도 쉬워요.
다만 이렇게 하려면 권리를 넘긴다는 합의가 먼저 있어야 해요. 특허를 받을 권리는 이전할 수 있지만(특허법 제37조), 공유자라면 서로의 동의가 필요하고, 누가 발명자인지도 사실대로 적어야 해요. 투자 전에 특허를 어떻게 보여줄지는 투자유치 전에 특허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보여줘야 하나요?에서 더 볼 수 있어요.
아직 사업자등록 전이라면 개인 명의로 먼저 출원하고, 법인을 세운 뒤 권리를 회사로 옮기는 방법도 있어요. 어떤 구조가 맞는지는 동업자 수, 지분 계획, 투자 일정에 따라 달라서, 출원 전에 한 번 정리하고 가는 편이 시간과 비용을 아껴요.
회사로 권리를 모을 때는 발명자들이 회사에 권리를 넘긴다는 양도 문서를 남겨 두는 게 일반적이에요. 투자 실사에서 “이 특허가 정말 회사 것인가”를 확인할 때 가장 먼저 보는 서류이기도 해요. 이 문서가 없으면 발명자 개인의 권리가 회사로 제대로 넘어왔는지 설명하기 어려워져요.
회사 지분과 특허 지분은 별개라는 점도 알아 두세요. 회사 주식을 반반으로 나눴다고 특허 지분이 자동으로 같게 정해지지는 않아요. 반대로 특허를 회사 명의로 냈다면 특허는 회사 자산이 되고, 동업자들은 주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나눠 갖는 구조가 돼요. 이 차이를 알고 나면 어떤 명의가 팀에 맞는지 판단하기가 쉬워져요.
동업이 틀어지면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게 권리예요
초기 팀은 역할과 지분이 자주 바뀌어요. 라운드를 거치며 팀 구성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을 거예요. 이때 정리가 안 돼 있으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어요.
- 떠난 동업자가 “그 구조는 내가 설계했다”며 발명자 지위를 주장해요.
- 공유 지분 때문에 남은 팀이 권리를 회사로 모으지 못해요.
- 떠난 동업자가 비슷한 사업을 시작해도, 계약으로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공유자라서 막기 어려울 수 있어요(특허법 제99조).
저는 이런 다툼이 “누가 옳은가”보다 “기록이 있는가”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봐요. 누가 어떤 부분을 언제 만들었는지 남아 있으면 정리가 훨씬 빨라져요. 지분이 공유로 남아 있으면 떠난 동업자에게 유지 비용을 함께 부담하자고 요청하거나 지분을 넘겨 달라고 협상하는 일도 생기는데, 이미 관계가 틀어진 뒤에는 이런 대화가 쉽지 않아요. 떠나는 쪽에게도 정리는 필요해요. 자기가 만든 부분의 권리가 어떻게 되는지, 앞으로 비슷한 일을 해도 되는지가 분명해야 새 출발도 편해요. 권리 정리는 남는 사람만이 아니라 떠나는 사람을 위한 일이기도 해요.
지금 정리해 둘 세 가지
- 기여 기록: 핵심 구조·방법별로 누가 제안하고 구체화했는지 날짜와 함께 적어요. 회의록, 설계 파일, 메신저 기록도 근거가 돼요.
- 권리 귀속 합의: 특허를 받을 권리를 회사로 모을지, 공유로 둘지, 동업자가 떠날 때 지분을 어떻게 정리할지 글로 남겨요.
- 출원 전 확인: 출원서의 발명자와 출원인이 이 합의와 맞는지 확인해요.
합의서는 거창할 필요 없어요. 날짜, 참여한 사람, 어떤 발명인지(가제로도 충분해요), 권리를 어디로 모을지, 떠날 때 지분을 어떻게 정리할지를 적고 모두 서명해 두면, 아무것도 없는 것과는 큰 차이가 나요. 짧은 기간에 여러 결정을 내려야 하는 과정일수록 권리 문제는 뒤로 밀리기 쉬워요. 선정 결과를 기다리는 지금이 오히려 차분하게 정리하기 좋은 때예요.
동업 계약서나 주주 간 계약에 지식재산 조항을 넣는 경우도 많아요. 계약서 문구는 변호사와, 발명자·출원인 구조는 변리사와 함께 보는 편이 안전해요. 모두의 창업 선정자라면 정부가 지원한 아이디어 보호 장치와 특허의 차이도 함께 확인해 두세요(모두의 창업 아이디어 보호, 특허는 따로 필요할까요?).
공식 근거: 본문에 링크한 국가법령정보센터 특허법 조문과 모두의 창업 통합 모집공고 2차. 2026년 9월 25일에 확인했어요.
※ 이 글은 제도에 대한 일반 안내예요. 발명자 판단과 권리 귀속은 사안에 따라 달라지고, 특허 등록을 보장하지 않아요. 계약과 출원 구조는 변호사·변리사 검토 뒤 결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