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수를 세는 일이 아니에요
"특허 몇 건 있으면 벤처확인 되나요?"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요. 그런데 답이 숫자로 나오지 않아요. 확인 유형에 따라 특허가 쓰이는 방식이 다르고, 유형에 따라서는 특허가 중심이 아닌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순서가 이래요. 먼저 우리가 어느 유형으로 갈지 정하고, 그 유형에서 특허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이걸 뒤집으면 특허를 몇 건 더 내야 하나 고민하다 정작 유형을 잘못 고르게 돼요.
이 글에서는 유형이 어떻게 나뉘는지 보고, 각 유형에서 특허가 어디에 놓이는지, 그리고 신청 전에 권리 상태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를 짚어볼게요. 평가를 실제로 받게 됐을 때의 준비는 별도 글에서 다뤘어요.
확인 유형이 세 가지예요
벤처기업확인제도 공식 안내를 보면 벤처기업 확인은 벤처투자유형·연구개발유형·혁신성장유형 세 가지로 구분돼요. 2026년 7월 30일에 확인한 내용이에요.
중요한 건 유형마다 평가를 맡는 기관이 다르다는 점이에요. 공식 안내에 따르면 벤처투자유형은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연구개발유형은 신용보증기금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맡아요. 혁신성장유형은 기관이 여러 곳인데 기술보증기금·나이스평가정보·한국발명진흥회 등이 포함돼 있어요.
평가 기관이 다르다는 건 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벤처확인 준비 자료" 하나를 만들어 어디든 내면 되는 게 아니고, 우리가 갈 유형과 그 기관을 확인한 뒤 자료를 맞추는 편이 정확해요.
유형에 따라 특허가 놓이는 자리가 달라요
세 유형에서 특허의 무게가 같지 않아요. 이걸 알면 우리 상황에 맞는 유형이 보여요.
투자를 이미 받은 회사라면 벤처투자유형이 가장 짧은 길이에요. 이 경우 특허는 필수 조건보다 보조 근거로 작동해요. 투자 사실이 중심이니까요. 특허가 없어도 길이 있다는 뜻이고, 반대로 특허가 많아도 투자 요건을 대체하지는 않아요.
연구개발에 실제로 돈을 쓰고 있는 회사라면 연구개발유형을 봐요. 이때 특허는 연구개발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증거 성격을 띠어요. 연구개발비를 쓴 결과가 권리로 남아 있으면 설명이 자연스러워져요. 반대로 연구개발비는 있는데 결과물이 아무것도 없으면 그 지점에서 질문이 나와요.
투자도 연구개발비도 뚜렷하지 않지만 기술로 승부하는 회사라면 혁신성장유형이 남아요. 여기서 특허의 비중이 가장 커요. 기술이 혁신적이고 사업이 성장할 만하다는 판단을 받아야 하는데, 그 근거로 가장 다루기 쉬운 자료가 특허예요. 문서로 존재하고, 제3자가 심사한 결과이고, 날짜가 붙어 있으니까요.
등록 세 건보다 강한 한 건이 있어요
제가 상담에서 자주 하는 말이에요. 개수가 아니라 연결이 중요해요.
어떤 연결이냐 하면 이래요. 우리 매출이 나오는 제품이 있고, 그 제품의 핵심 기능이 있고, 그 기능이 특허 청구항에 들어 있는 상태요. 이 세 개가 한 줄로 이어지면 평가에서 설명이 짧게 끝나요. 반대로 특허가 다섯 건 있는데 지금 파는 제품과 연결이 안 되면, 개수는 많은데 설명할 게 없어요.
실제로 자주 보는 상황이 있어요. 창업 초기에 아이디어 단계 기술을 출원해뒀는데 그 뒤 제품 방향이 바뀐 경우요. 등록증은 있지만 현재 제품과 무관해요. 이때는 지금 제품에 맞는 출원을 새로 하는 것이 개수를 늘리는 것보다 값이 커요.
그래서 신청을 준비하실 때 먼저 해보실 일은 표를 하나 만드는 거예요. 왼쪽에 제품, 가운데에 그 제품의 핵심 기능, 오른쪽에 그걸 덮는 권리요. 빈칸이 보이면 그게 준비할 지점이에요.
표를 만들어보면 빈칸이 보여요
앞에서 말한 표를 실제로 그려보시길 권해요. 종이 한 장에 세 칸이면 충분해요.
왼쪽 칸에 지금 매출이 나오는 제품·서비스를 위에서부터 적어요. 매출이 큰 순서로요. 가운데 칸에는 그 제품에서 고객이 돈을 내는 이유를 적어요. 기능일 수도, 품질일 수도, 속도일 수도 있어요. 오른쪽 칸에 그걸 덮고 있는 권리의 번호를 적어요.
이 표를 그리면 대체로 두 종류의 빈칸이 나와요. 하나는 매출은 나오는데 권리가 없는 줄이에요. 여기가 지금 출원을 검토할 자리예요. 다른 하나는 권리는 있는데 매출 줄에 안 붙는 것이에요. 창업 초기에 낸 출원이 여기 남는 경우가 많아요.
두 번째 종류를 발견하시면 판단이 하나 필요해요. 그 권리를 계속 유지할지요. 연차료는 계속 나가는데 지금 사업과 무관하다면, 유지비와 방어 가치를 비교해 정리하는 것도 선택이에요. 반대로 앞으로 그 방향으로 다시 갈 계획이 있다면 남겨두는 게 맞고요.
권리 상태부터 정리해요
특허가 있어도 상태가 정리되지 않아 걸리는 경우가 있어요. 세 가지를 확인하세요.
첫째 명의예요. 회사 이름으로 되어 있는지 보세요. 창업 전에 대표님 개인 이름으로 출원한 경우, 공동 창업자와 공동명의인 경우, 외주 개발사와 공동인 경우가 있어요. 회사 자산으로 쓰려면 명의가 회사여야 하고, 옮기려면 절차와 시간이 필요해요.
둘째 존속 여부예요. 등록은 됐는데 연차료를 놓쳐 권리가 사라진 경우가 실제로 있어요. 등록증이 서랍에 있는 것과 권리가 살아 있는 것은 다른 이야기예요. 번호로 현재 상태를 조회해 확인하세요.
셋째 범위예요. 심사 과정에서 청구항을 줄여 등록한 경우, 등록된 범위가 처음 출원할 때보다 좁아요. 그 좁아진 범위가 지금 제품을 덮는지 확인하셔야 해요. 여기서 안 덮이면 앞서 말한 '연결'이 끊겨요.
특허가 없거나 출원 중이라면
등록된 특허가 없어도 길이 없는 건 아니에요. 다만 준비 방향이 달라져요.
출원만 해둔 상태라면 출원 사실 자체를 자료로 쓸 수 있어요. 출원번호와 접수 사실은 문서로 확인되니까요. 다만 등록된 권리와 무게가 같지는 않아요. 심사가 아직 안 끝난 상태라는 걸 그대로 밝히고, 왜 이 기술이 새로운지를 별도로 설명할 자료를 함께 준비하시는 편이 좋아요.
아무것도 없다면 유형 선택을 다시 보세요. 특허 비중이 큰 유형 대신 투자나 연구개발비로 설명되는 유형이 맞을 수 있어요. 그리고 그와 별개로 출원은 시작하시는 게 좋아요. 확인은 유효기간이 있어서 다음 갱신 때 또 같은 상황이 되니까요.
여기서 조심할 게 하나 있어요. 확인 신청 일정에 맞추려고 급하게 출원하면 범위가 어정쩡한 권리가 남아요. 서류 한 줄을 채우려고 낸 특허는 나중에 아무것도 못 막아요. 급하다면 출원은 제대로 하고 이번 확인은 다른 유형으로 가는 편이 나아요.
신청 시점을 정하실 때 하나 더 보세요. 권리 상태를 고쳐야 하는 항목이 있다면 그 처리 기간을 일정에 넣어야 해요. 명의를 회사로 옮기는 일, 연차료를 되살리는 일, 새 출원을 넣는 일은 각각 시간이 걸려요. 신청 마감을 먼저 잡고 거꾸로 세어보면 지금 시작해야 하는 게 보여요. 마감에 맞춰 서류만 급히 채우면 정작 권리 쪽이 정리되지 않은 채 들어가요.
확인을 받은 뒤에도 자료는 이어져요
확인이 끝나면 서류를 덮어두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 자료가 다음에도 쓰여요.
먼저 유효기간이 있어서 만료 전에 다시 확인받아야 해요. 그때 제품과 권리 상황이 또 바뀌어 있을 테니, 이번에 만든 표(제품·기능·권리)를 갱신해두면 다음이 훨씬 짧아요.
그리고 같은 자료가 다른 곳에서도 쓰여요. 기술보증기금 평가, 투자 실사, 지원사업 신청서에서 묻는 게 결국 비슷해요. 무슨 기술이고, 어떤 권리로 지키고 있고, 매출과 어떻게 이어지는지요. 한 번 잘 만들어두면 계속 재활용돼요.
절차와 제출 서류는 시점마다 달라질 수 있어서 벤처기업확인 절차 안내에서 확인하시는 게 정확해요. 그리고 아직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기술이 있다면 그 부분은 확인 일정과 별개로 봐주세요. 발표나 자료 제출로 먼저 공개되면 신규성 판단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어요.
공식 근거: 벤처기업확인제도 공식 안내 · 벤처기업확인 절차 안내. 유형 구분과 유형별 평가기관은 2026년 7월 30일에 확인했어요. 요건과 제출 서류는 신청 전에 공식 안내에서 다시 확인해주세요.
※ 이 글은 일반적인 제도 안내예요. 확인 결과와 요건 판단은 사안에 따라 달라져요. 출원 전략과 권리 정리는 담당 변리사 검토 뒤 결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