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됐다는데, 이제 돈만 날린 건가요?”
심사 결과를 받아 든 대표님이 상담에 오시면 표정이 어두워요. “거절이라는데, 그동안 낸 비용은 다 날아간 거죠?” 이 걱정부터 하세요.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거절’이라는 한 단어 안에 서로 다른 단계가 들어 있어요. 어느 단계냐에 따라 남은 선택지도, 드는 비용도 완전히 달라져요. 오늘은 그 단계별로 비용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거절 비용을 미리 줄이는 법까지 정리해 볼게요.
먼저 오해 하나를 풀게요. 심사에서 오는 통지 대부분은 ‘최종 거절’이 아니에요. “이런 이유로 지금은 등록이 어렵다”는 의견제출통지인 경우가 많은데, 이건 답변할 기회가 열려 있는 상태예요. 여기서 잘 대응하면 등록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통지서를 받았다고 바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돼요.
거절에도 단계가 있어요
순서로 보면 이래요. 심사관이 먼저 의견제출통지를 보내요. 여기에 의견서나 보정서로 답하면 심사관이 다시 검토하고, 받아들여지면 등록으로 가요. 만약 대응했는데도 이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그때 거절결정이 내려져요. 그리고 거절결정 뒤에도 재심사나 불복 심판 같은 길이 또 있어요.
그래서 “거절 비용”이라고 하면 이 단계마다 붙는 대응 비용을 말하는 거예요. 어느 단계에서 해결되느냐에 따라 총비용이 크게 달라지고요. 대부분은 첫 단계인 의견제출통지에서 마무리되니, 뒤 단계까지 가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거절 이유부터 읽어야 비용이 보여요
대응 비용을 가늠하려면 먼저 통지서에 적힌 거절 이유가 어떤 종류인지 봐야 해요. 이유마다 대응의 무게가 다르거든요. 실무에서 흔히 나오는 이유는 크게 몇 가지로 나뉘어요. 이미 비슷한 게 있다는 신규성 문제, 있는 것들을 합친 수준이라는 진보성 문제, 설명이 부족하거나 불명확하다는 기재 문제 같은 것들이에요.
이 중에서 설명이 부족하다거나 형식이 안 맞는다는 지적은 대체로 보정으로 비교적 수월하게 풀려요. 반면 “이미 있는 기술과 다르지 않다”는 진보성 지적은 자료를 두고 진지하게 다퉈야 해서 대응이 무거워지고요. 그래서 통지서를 받으면 “이게 형식 문제인지, 권리의 본질을 건드리는 문제인지”부터 가려요. 그 무게를 알면 대응 방향도, 드는 비용도 미리 그려져요. 겁부터 먹기보다 이유를 차분히 읽는 게 첫걸음이에요.
의견제출통지 단계: 아직 기회예요
이 단계의 비용은 대응 서류를 준비하는 대리인 비용이 중심이에요. 거절 이유를 분석하고, 반박할 부분은 의견서로, 고칠 부분은 보정서로 정리해 제출하거든요. 이 작업의 난이도에 따라 비용이 달라져요. 거절 이유가 단순하면 가볍게, 여러 자료를 두고 다퉈야 하면 더 들어요.
그래서 통지서를 받으면 “이 거절 이유가 어느 정도 무게인가”를 먼저 보는 게 중요해요. 살짝 손보면 풀릴 문제인지, 권리 범위를 두고 진지하게 다퉈야 할 문제인지에 따라 대응 방향과 비용이 정해지거든요. 이 판단을 함께 해 드리는 게 대리인의 역할이에요. 대응 비용은 관납료 제외·케이스별 상이라, 견적을 받을 때 “어떤 업무가 포함된 금액인지”를 확인하세요.
거절결정을 받았다면
대응했는데도 거절결정이 내려졌다면, 여기서도 끝은 아니에요. 상황에 따라 재심사를 청구하거나, 거절결정에 불복하는 심판으로 다퉈 볼 수 있어요. 다만 이 단계로 갈수록 절차가 무거워지고 비용도 올라가요. 관납료가 추가로 들고, 대리인의 대응 업무도 커지거든요.
관납료는 법정 금액이라 미리 가늠할 수 있어요. 재심사 청구료가 기본료 100,000원, 거절결정불복심판 청구료가 매건 기본료 150,000원이에요(특허로 수수료 안내 · 2023년 8월 1일 시행 기준 · 2026년 8월 2일 확인). 심판으로 갈수록 관납료가 오르는 게 숫자로도 보이죠. 여기에 대리인 대응료가 별도로 붙고, 그쪽이 실제 부담의 중심이에요. 케이스별로 상이하니 견적을 받으실 때 어느 단계까지 포함인지 나눠서 확인하세요.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계속 다툴 가치가 있는가”를 냉정하게 따져 봐요. 이 권리가 사업에 꼭 필요한지, 이길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고, 어떤 경우엔 이 출원은 접고 방향을 바꿔 새로 내는 게 나을 때도 있어요. 감정적으로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보다, 남은 비용과 얻을 권리를 견줘 판단하는 게 좋아요.
이미 낸 돈은 돌려받나요?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이에요. 아쉽지만 이미 낸 관납료는 대체로 돌려받지 못해요. 출원료나 심사청구료는 “심사라는 절차를 이용한 값”이라, 결과가 거절이어도 환급되지 않는 게 원칙이에요. 대리인 비용도 이미 수행한 업무에 대한 값이라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거절되면 돈을 돌려받는다”는 기대보다, “거절 가능성을 미리 낮추는 데 투자한다”는 관점이 맞아요. 어차피 돌려받기 어려운 비용이라면, 처음부터 거절될 확률을 줄이는 쪽에 힘을 쓰는 게 훨씬 이득이거든요. 그 방법을 다음에서 볼게요.
거절 비용을 미리 줄이는 법
거절 대응 비용을 가장 크게 줄이는 건 사실 대응 단계가 아니라 출원 전이에요. 두 가지가 핵심이에요.
- 선행조사: 비슷한 특허가 있는지 미리 훑어, 거절될 게 뻔한 출원을 피해요.
- 명세서 품질: 처음부터 권리 범위를 잘 짜 두면, 심사관 지적을 덜 받아요.
거절 이유의 상당수는 “미리 찾아봤으면 피할 수 있었던” 것들이에요. 이미 있는 기술과 겹쳤거나, 청구범위를 무리하게 넓게 잡았거나 하는 경우죠. 그래서 출원 전에 주변을 훑고 명세서를 탄탄하게 준비하는 데 드는 비용은, 나중의 대응 비용을 줄이는 보험 같은 거예요.
거절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조금 다른 관점도 하나 드릴게요. 의견제출통지는 “내 권리 범위를 다듬을 기회”이기도 해요. 심사관이 “이 부분은 이미 있다”고 짚어 주면, 그걸 피해 우리만의 지점으로 범위를 조정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다듬은 권리가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통지서를 “혼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범위를 맞춰 가는 과정”으로 보시면 마음이 한결 편해요. 실제로 한 번에 통과된 특허보다, 중간사건을 거치며 다듬어진 특허가 방어에서 더 나을 때도 있어요. 거절 대응은 비용이지만, 동시에 권리를 정교하게 만드는 투자이기도 한 거예요.
실제로는 이렇게 풀려요
제가 상담에서 자주 보는 흐름을 하나 들려드릴게요. 한 대표님이 “거절됐다”며 잔뜩 굳은 얼굴로 오셨어요. 통지서를 같이 열어 보니 최종 거절이 아니라 의견제출통지였고, 이유도 “청구범위가 너무 넓어 이미 있는 기술까지 포함된다”는 것이었어요. 즉, 발명 전체가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욕심을 조금 줄이면 된다”는 신호였던 거죠.
그래서 넓게 잡았던 범위에서 이미 있는 부분을 덜어 내고, 우리만의 핵심 지점으로 청구범위를 다듬어 다시 냈어요. 결과적으로 등록으로 이어졌고, 오히려 “정말 우리 것인 부분”만 남아 권리가 더 또렷해졌어요. 이 대표님이 처음에 “돈만 날렸다”고 생각했던 그 통지서가, 알고 보니 권리를 다듬는 기회였던 거예요. 물론 모든 사안이 이렇게 풀리는 건 아니지만, “거절=끝”이라는 생각만 내려놓아도 길이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내 경우엔 어떻게 판단할까요
통지서나 거절결정을 받으셨다면 이렇게 접근해 보세요.
- 지금이 어느 단계인가 : 의견제출통지인가, 거절결정인가.
- 거절 이유가 얼마나 무거운가 : 살짝 손볼 문제인가, 크게 다툴 문제인가.
- 이 권리가 사업에 꼭 필요한가 : 계속 다툴 가치가 있는가.
- 범위를 조정해 살릴 수 있는가 : 우리만의 지점으로 좁힐 수 있는가.
이 네 가지를 짚으면 “돈만 날렸다”는 막막함이 “여기서 이렇게 하면 된다”로 바뀌어요. 거절은 끝이 아니라 갈림길이에요. 어느 길이 내 사업에 맞는지 함께 보면, 대부분 살릴 방법이 보여요.
마지막으로 마음가짐 하나만 남길게요. 거절 통지는 대표님의 발명이 형편없다는 뜻이 아니에요. 심사라는 절차에서 자연스럽게 거치는 관문일 뿐이고, 오히려 한 번에 통과된 특허가 드물 만큼 흔한 일이에요. 그러니 통지서를 받았다고 자책하거나 낙담하지 마시고, “이제 대응 단계구나” 하고 차분히 이유부터 읽어 보세요. 거기서부터 길을 함께 찾으면 돼요.
참고: 재심사·심판 등 절차와 수수료는 특허청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대응 방향과 비용은 거절 이유에 따라 달라 변리사 검토가 필요해요.
※ 이 글은 일반적인 절차·비용 구조 안내예요. 대응 비용은 거절 이유와 사안에 따라 달라지고, 관납료 제외·케이스별 상이예요. 이미 납부한 수수료의 환급 여부, 등록 가능성은 사안별로 다르니 변리사 검토로 확인하세요.




